신체적인 문제로 힘들어하고 이 때문에 생활에 지장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의학적인 검사를 통해 문제들에 대한 원인을 찾아낼 수 없다는 점이다.
현대 의학에서는 ‘의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우며, 다른 기질적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며, 이러한 신체적 증상들로 사회적․직업적 활동에 상당한 장애가 오는 것’을 ‘신체형 장애(somatoform disorder)’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어서 진단하고 있다. 이 범주에는 신체화 장애, 전환 장애, 건강염려증, 통증 장애 등이 포함되어 있다. 사실 신체형 장애는 알려진 역사가 상당히 오래된 질환 중 하나다.
대표적인 학설은 ‘무의식 속의 심리적 갈등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이것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설과 ‘뇌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회로의 문제가 실제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신체적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인식하게 만든다.’는 설이 있다. 또한 이전의 의학적 과거력, 성장환경, 성격 등의 신체형 장애 발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한다.
신체형 장애의 평균 유병율은 3~10퍼센트다. 특히 나이가 많은 여성이거나 만성적인 신체 질환이 있거나 다른 정신건강의학과적 질환이 공존한다면 신체형 장애의 발생 비율이 더욱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신체형 장애는 ‘정신건강의학과적 치료’가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신체형 장애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단하고 치료받는 질환으로 생각하지 않고 단지 ‘신체적 문제이나 제대로 원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만다.
신체형 장애로 진단되면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어떤 치료를 하게 될까?
가장 중요시 되는 것은 ‘치료자와의 굳건한 관계 형성’이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환자의 증상’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환자가 얼마나 자신의 신체적 증상으로 고통 받고 있는지’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두 번째로, 치료자와의 신뢰가 형성되면 현재 상황에 대한 명확한 ‘교육’이 필요하다. ‘신체형 장애’라는 질병에 대해 이해 할 수 있도록 환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환자에게 안도감을 가지고 하고 치료의 협조도를 높일 수 있다.
세 번째로, 환자가 자신의 문제의 원인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해줘야 한다. 환자가 현재 호소하는 문제가 스트레스, 대인관계, 사회 직업적 관계에서 올 수 있는 문제에서 기인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혹시라도 해결되지 않는 신체적 문제가 있고, 상당한 수준의 의학적 검사를 받았음에도 원인을 모르거나 증상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정신건강의학과적 상담을 통해 신체형 장애의 유무를 확인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