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의 블로그

부인이 책을 선물해주었다. 

요즘 정말 많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집 밖에서는 정말 전쟁터처럼, 혹은 사파리처럼 물고 뜯기는 상황에서 살다가 퇴근하는데, 마음가짐을 고쳐먹고 집에서는 내색하지 않으려 하지만, 그렇게 잘 되지 않았다. 

거의 매일을, 아침, 점심, 저녁 세끼 먹듯이 지적받고 혼나기 일쑤였다. 

한때 나는 이래저래 인정받는 직원이었다. 
그 덕분에 이직도 자유로웠고, 이번 직장이 5번째 직장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맞지 않다면 이직을 했다. 

첫 직장은 8년, 다음은 1년 1개월, 3년 반, 1년, 지금 1년하고 2개월이 지났다. 
기복이 있지만, 점점 짧아지는 것을 나는 느낀다. 

이번 직장이 대박이다. 
그동안 나는 내 자신의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다. 바보같이. 
나는 잘 하는데, 운때를 잘 못 만나서...바보같이.
환경이 이래서, 나는 잘하는데...바보같이.
ㅇㅇㅇ이랑 안 맞아서 그래...바보같이. 

그렇게 조금 다니다 보니 더 힘들어졌다. 
그래서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렵게 돌고돌아 찾은건….
바로….문제는….나에게 있더라. 

내가 문제였다. 
다만 내가 그 문제를 보려하지 않았던 것이다. 
주변에서 내가 문제라고 그렇게 이야기 했는데, 내가 두눈과 두귀를 닫았더라. 
그러니 당연히 안 보이고, 안들릴뿐.

눈과 귀를 여는데 오래걸렸다. 
그리고 많이 아팠다. 
내 치부를 드러내고, 그 치부를 알리고, 딱지를 떼어내고 소독을 해야한, 아팠다. 그리고 지금도 아프다. 아직 진행형이다. 

최근 4개월간은 거의 매일이 야근이었다. 
보통 8시에서 8시 30분까지 출근(맨날 혼나면서도 출근은 일찍한다. 성실함은 알아줘야 한다니깐…)해서 퇴근은 보통 9시, 10시이다. 회사에서 집까지 1시간 반이 걸리니 그렇게 퇴근을 해도 집에오면 11시~12시이다. 그럼 잠깐 눈 붙이고 6시에는 일어나야 준비하고 출근한다. 당연히 잠도 부족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니 나도 체력이 달린다. 그래서 자꾸 비타민과 영양제에 손이 간다. 나도 살아야 겠기에...하루 두잔 이상의 커피는 내 친구같다. 그렇게 마셔대니 공짜커피(10잔 마시면 한잔 공짜)를 자주 마신다. 

부인이 표현이 많지는 않지만, 혼자서 일도 하랴 육아도 하랴 힘들었을 거다. 지금도 물론 그렇고. 그래서 가끔 볼멘소리를 하기도 하는데...온전히 받아주지 못할 때가 많이 있다. 나도 힘든데...집에서까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조금 짜증을 낼때가 있지만, 가급적 부인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들어주려고 한다. 나보다 더 힘들수도 있기에. 

그런 부인이 어제 책을 한권 선물해준다. 
보통 부인이 책 선물은 잘 안한다. 내가 보고 싶은 책과 부인이 보고 싶은 책이 많이 다르기때문에, 서로 책 선물은 잘 안하는 편이다. 차라리 먹을걸 먹지...라는 생각을 한다. 

책 제목이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풉!! 하고 웃었다. 나를 보고 이야기 하는 건가?
목차를 보니 더 가관이다. 내 이야기 인거다. 내가 목차를 잤다고 해도 믿을 만큼 내 상황과 내 성격과 너무 비슷한 것 같다. 저자가 말이다. 

그래서 아껴서 읽기로 했다. 
음식 중에 맛있는 것을 마지막에 먹고 싶어 아끼는 것처럼…
조금씩 아끼면서 읽으려고 한다. 
그렇게 읽으면서 내 생각도 함께 정리해보고 싶다. 
나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저자와 나와의 접점은 무엇일까? 다른 점은 무엇일까?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여러가지 기대와 설렘, 그리고 살짝의 스트레스를 가지고 읽어봐야 겠다. 

부인!! 잘 읽어보고 내 느낌 알려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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