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육체노동을 한 후, 얼마간의 휴식을 취하면 쉽게 피로를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정신노동을 하는 이들이 호소하는 피로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말 그대로 정신적인 피로를 말하는데, 이는 몸을 쉰다고 회복되는 간단한 피로가 아니다. 몸이 아니라 ‘뇌’가 피로한 것이기 때문이다. 뇌의 피로는 그 양상이 대단히 복잡해 쉰다고 풀리지 않는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1,324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피로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매우 피곤하다’는 직장인이 46.5%, ‘대체로 피곤하다’는 직장인이 48.5%로 전체 응답자 중 95%가 ‘피곤하다’고 답했다. 직장인 10명 중 9명이 늘 피곤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직장인이 느끼는 피로의 정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거의 대부분의 직장인이 피로를 느끼고 있다.
둘째, 피로는 쉰다고 해서 회복되지 않으며 뇌 휴식, 즉 정신적 휴식이 중요하다. 피로의 진짜 원인은 육체 피로가 아니라는 증거다.
셋째, 응급 처방으로 청량음료나 에너지드링크 따위를 복용하지만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이다. 실제 피로 회복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넷째, 수면이 피로 회복에 효과적임을 잘 알면서도 양질의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 우리의 근무 자세가 뇌 피로를 부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교감신경이 혹사되면 뇌 피로가 온다.
우리 몸은 외부 환경이 어떻든 항상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 모든 생물이 지닌 생명의 원칙인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항상성이 무너지면 건강이 무너진다. 그래서 우리 몸은 더우면 땀을 흘려 체온을 떨어뜨리고, 추우면 몸을 스스로 수축시켜 근육 마찰로 열을 낸다. 혈당이 떨어지면 밥을 먹게 하고,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게 한다.
이 모든 기능을 차질 없이 수행하는 것이 자율신경이다.
이처럼 우리가 느끼는 피로는 몸이 아니라 교감신경 혹사로 인한 뇌의 피로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몸을 쓰는 일보다 정신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뇌 피로를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