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문화 예술인들의 역할은 지대했다. 지식인, 작가, 영화감독, 저널리스트, 사진작가, 아티스트들도 변화를 위해 싸움을 같이 했다. 이들의 역할은 개혁 운동 성공에서 핵심이었다. 바살리아는 개혁 운동에서 시각 미디어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적극 활용하였다.
[계급으로 인한 죽음]의 책 표지 우측에 바살리아의 글이 인용되었다.
“이러한 비인간화 과정의 결말은 환자들이 정신병원에 속박된다는 것이다. 이제 인간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의 존재를 규정하는 지배 속으로 흡수되어 엮여 버리게 된다. 그는 이미 끝났다. 다시는 풀 수 없도록 낙인찍히고 어디 호소할 수도 없는 상태가 된다. 자신을 인간이 아닌 것으로 규정하는 신호들을 결코 부정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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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들은 1960년대 후반 이탈리아 정신보건 개혁 운동을 상징하는 3대 주요 예술 작품으로 바살리아의 저서 [시설의 부정], 다큐멘터리 필름 [아벨의 정원], 사진집 [계급으로 인한 죽음]을 꼽는다.
생각해보면 그 당시 인터넷도 없는 시기에 다른 지역으로 정신병원 개혁이 전파되려면 문화 예술인들의 역할이 필요했고, 영향력이 대단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살리아가 개혁을 마음먹었을 때의 저서들과 그것을 소화한 이후에 펴낸 책 [시설의 부정] 그리고 정신병원을 촬영하고, 환자들이 인터뷰를 했던 [아벨의 정원], 사진집인 [계급으로 인한 죽음]은 고리찌아 정신병원의 바살리아가 아니었다면 나오기 힘든 예술 작품들이라고 책에서도 말하고 있다.
그 당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공중파에서 아벨의 정원이 나오고, 실제 정신병원의 현상을 말해수는 사진집이 나옴으로써, 현실을 좀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사람들이 많았기에 시간이 걸리긴 했어도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개혁이 필요하나, 오랜 시간을 투자하여 진행되기 보다는 지금 당장 필요한 것들을 메우기 바쁜 정책들을 진행하다 보니 참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책을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대부분 있는 것들이기는 하나,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정말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급진적인 생각마져 들게하는 책인것 같다. 좀 더 살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