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치 않은 마음이 원인이 되어 몸의 증상으로 나타나거나 신체 질환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정신신체증상(psychosomatic symptoms)이라고 한다. 이에는 두통, 어깨 결림, 궤양이나 과민성 대장 질환 등의 소화기 장애, 협심증이나 부정맥 등의 심장 질환, 고혈압, 비만, 거식이나 폭식 등의 식이성 질환, 월경 장애, 성기능 장애, 알레르기, 어지럼증, 신체 마비, 암 등 여러 증상과 질환이 연결되어 있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우울증도, 우울한 기분 외에 불면증, 피로감, 식욕 이상, 체중 변화 등의 정신신체증상이 잘 동반된다.
해답은 '뇌'에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사고, 감정, 감각, 인지, 운동은 아주 특별한 경우를 빼고 모두 뇌에 의한 것이다. 1)뇌에서 느끼고, 2)뇌에서 일정 회로를 타고 3)뇌에서 지시를 내리면 우리 몸의 모든 기관이 따르게 되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1)뇌가 어떤 것을 경험하는가이다. 큰 원칙만 말하자면, 살면서 좋은 경험만 하는 사람은 2)뇌 속에 안정적인 회로가 형성되고 3)신체의 모든 기관이 조화를 이루는 지시를 내린다. 그러나 좋은 경험만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결국 우리가 가리키는 정신, 마음이라는 것은 2)뇌 속에 형성된 회로를 말하는데, 이 회로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주면 신체도 편안하게 된다는 것이 뇌 과학적으로도 점차 밝혀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어느정도 먹고살 만해져 기본적인 생리 욕구가 만족되는 수준에서 치열한 경쟁을 겪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욕구 좌절이 상처의 주 내용이다.
존중받지 못한 것, 사람받지 못한 것, 소속에서 열외 되는 것 등 학창 시절에 배웠던 아브라함 매슬로의 욕구 단계상 최상위의 '자아실현 욕구'를 추구하기 이전에 이미 상처가 너무 많이 나 있다.
남녀뿐 아니라 모든 사람 간에는 궁합이 있다. 이유 없이 미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상하게 편한 사람이 있다. 또 남에게 평생의 상처가 될 말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도 있고, 이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고 외로움에 치를 떠는 사람도 있다.
사회생활에서 재미를 느끼려면 자신이 맡은 분야에 대한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속한 집단의 구성원들과 조화를 이루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
피부에 여드름이 많이 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여드름이 유달리 눈에 잘 들어온다. 의존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의존적인 성향이 유독 눈에 잘 띈다. 자신의 단점이라 여기는 부분이 남에게 있을 때 그것이 눈에 거슬리게 마련이다. 즉 자신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단점이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우리 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나'도 있고 '내가 싫어하는 나'도 있다.
우리는 이를 '누구 때문이야!'라고 남 탓으로 돌림으로써 내 인생의 주체를 남에게 맡기고 있다 '싫어하는 나'를 받아들이기 두려워하는 것이다.
요점은 내가 내 인생이 주인공이 되고, 내 안의 나를 용기 내어 들여다보고 '좋은 나'도, '거부했던 나'도 따뜻하게 품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품어주면 1)뇌가 좋은 경험을 하게 되어 2)뇌 속의 회로가 안정된다. 그러면 일일이 맞추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내 주변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모두 우리 각자에게 있는 소중한 신성을 염두에 두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하게 귀하게 대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일단 나 자신부터 고귀하게 여기고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나면 자연스럽게 상대방도 귀하게 대할 것이다.
이제 우리 스스로를 들여다보았으면 한다. 그러나 아무 잣대 없이 혼자 생각하다 보면 에너지가 소진될 수 있다.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계에서 밝혀진 여러 지식을 최대한 알기 쉽게 알려드리고자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이 지식을 알면 알수록 자신을 탐험하기가 수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