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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잘 지는 법도 있다는 걸

 

솔직히 제목이 와닿지는 않았다. 

보통 책 제목으로 책을 선택하는 나로서는 서점에서, 그리고 도서관에서 쉽게 선택받지 못할 책 제목이긴 하다. 

 

다만 잘 지는 법도 있다는 걸 / 전종환

 

‘다만 잘 지는 법도 있다는 걸….’ 

무엇을 이야기 할지에 대해서는 예상이 된다. 실패담이 말이다. 

요즘 말로 하면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는 의미로 예상이 되었다. 

책 내용은 예상대로 전종환 아나운서의 실패담으로 가득했다. 

여기까지는 예상대로, 기대대로 전개되었다. 

목차를 봐도 빼곡히 중간 제목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솔직히 여기까지도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나는 뭔지 몰라도 정리되어 있는, 중간 제목과 소제목으로 요약을 하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 장을 읽어 내려갔다. 

전종환 아나운서 / 실제로 봤을 때 가장 비슷한 사진

 

또잉!!!

책이 너무 재미있는 것이다. 

빼곡한 소제목은 짧은 호흡으로 내 독서의 속도감을 내주었고, 

중제목으로 요약하는 것이 불필요할 정도로 속도감 있게 읽혔다. 

소제목이 무색할 만큼 연결되는 스토리가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보통의 에세이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주제에 따라서 전달하다보니 맥락이 끊기는 경우가 발생하곤 하는데, 시간 흐름 순으로 작성을 하는데에 소제목이 달려 있는 것으로 읽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흐름이었다. 

뭔지 모르게 저자인 전종환 아나운서의 사생활을 조금 들여다보는 느낌이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를 찾아보니 바짝 마른 소금같이 군더더기 없이 글을 썼다는 내용을 보았다. 

나도 그런것을 느꼈다. 책의 내용에서는 발음도 안 좋고, 아나운서로서 부담감과 실패 등을 이야기했지만, 책으로, 글로서는 굉장한 전달력이 느껴졌다. 

 

“역시 사람이 잘 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봤다. 

 

담백하면서 전달력 있고, 저자의 흐름대로 따라오게 만드는 묘한 매력. 

책의 표지도 담백하고, 책의 재질도 투박함 그대로인데, 

책의 내용은 진득하다. 

꼭 회사에서의 저자 전종환 아나운서의 별명인 전진지가 연상된다. 

 

두번째 파트는 내가 좀 기다렸던 파트이다. 

전에 글로서 표현한 내 마음의 멘토님인 김경호 기자가 나오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첫 장을 펼치자마자, 1진 선배로서 김경호 기자가 등장한다. 

김경호 기자를 만났을 때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전종환 아나운서의 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고, 그때에 김경호 기자도 내가 책에 나온다는 이야기를 했던 터라 기대를 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기대했고, 설레었던 김경호 기자 본연의 모습으로 일을 했던 것을 확인하는 것이 꽤 재미있었다. 

경찰서장을 만날 때, 혼자가도록 하고, 훗날 왜 그랬는지를 설명해 주는 모습에서, 본인의 밑에 있을 때에는 제보란을 통해서 기사거리를 찾지 말라는 지시까지... 내가 예상하고 기대했던 기자님의 모습이어서 반갑고 좋았다. 

 

저자인 전종환 아나운서가 왜 기자가 되었었는지 세부적인 내용을 알지 못했던 터라, 그이유를 알게 되니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마지막 챕터는 저자인 전종환 아나운서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첫번째 파트는 전종환 아나운서가 겪었던 시행착오들, 저자가 말하는 실패들, 그런 실패를 다만 잘 지는 법도 있다는 것에 대해서 알려주고자 하는 것들이 담겨 있다. 준비 없이 아나운서가 된 것, 아나운서가 되고서도 방송을 잘하지 못해서 겪었던 어려움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두번째 파트는 앞에서도 이야기 한 아나운서가 아닌, 기자로서의 전종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물론 여기에서도 실패담은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실패담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힘들다는 공간에서 버텨냈다는 점, 그러한 버팀에서 나오는 성공의 씨앗들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더불어 내가 아는 사람이 함께 나온다는 점에 대해서도 흥미를 끄는 부분이 있다. 

 

마지막 세번째 파트, 마지막 파트는 저자의 생각을 읽고,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서, 그리고 저자가 즐겨 읽는 책, 영향을 받은 책 이야기가 나온다. 사상에 대해서,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된 뿌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무슨 생각을, 사상을, 가치를 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또한 저자가 추천해주는 책에 흥미를 느꼈다. 문득 전종환을 진행하면서도 성장했겠지만, 어렸을 때 읽었던 책들, 군대에서 읽었던 책들에 대해서 기억을 하며 소개를 해주는데, 모두 읽고 싶어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도 부인이 추천해준 책으로 읽게되었는데, 저자 전종환 아나운서가 추천해준 책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시에 대한 부분과 죽음에 대한 책의 예에서 ‘어떤 느낌일까?’, ‘나에게는 어떻게 다가올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꼭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전종환 아나운서와 함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상상해 본다. 

 

아이 범민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왜 더 감동적일까 생각해보니, 나에게도 범민이 보다 3살 많은 딸아이가 있다. 책에서는 저자가 3년 남짓 남은 시기를 이야기했는데, 나는 벌써 그런 시기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제는 학교 생활에서의 이벤트들, 친구들 이야기 등이 주를 이룬다. 아빠인 나는 옆에서 나를 찾을 때까지 기다릴 뿐이다.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아빠를 가만두진 않아서 체력적으로 달리기는 하나, 기쁨이 느껴지는 순간들이 더 많다. 



여러모로 책이 주는 교훈들을 많이 느꼈던 책이다. 저자가 감동을 주려고, 무언가 지식을 전해주려고 쓴 것 같지는 않았다. 본인의 삶, 힘들었지만 잘 견뎌온 본인을 위해서 기록하고 싶었던 것을 느꼈다. 

몇 년 동안 숨을 불어넣기 위한 노력들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나도 무언가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도 나온 견디는 것과 지나온 것의 차이를 이야기하듯, 나는 어떠한 생각으로 하루를 생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잔잔한 감동을 준 책이다. 

책은 단숨에 읽어졌다. 2일의 출퇴근 시간에 훌쩍 읽어버렸다. 

중요한 문구나, 내가 기억하고 싶은 부분에 플래그도 붙여졌다. 

다시 한번 곱씹으면서 읽어보리라 생각한다. 

그 부분이 좀 더 부연설명이나, 내 생각들이 정리되어야 한다면 또 하나의 글이 탄생하리라. 

http://ch.yes24.com/Article/View/45139

 

전종환 아나운서 “실패담을 기록한 이유” | YES24 채널예스

훗날 범민이가 이 책을 보고 우리 모두 실패할 수 있는 사람들이며 때로는 지기도 한다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좋겠어요. 다만 잘 지는 방법도 있다는 걸 배워간다면 아빠로서 더 바랄 나

ch.yes24.com

책에 대한 기사도 찾아보았다. 

 

오늘 출근길에 마무리하고, 이 글을 쓴다. 

오늘 하루는 왠지 회사에서 힘들어도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아닌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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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오자마자 읽고서, 솔직 독서감상평을 써놓고서....

여러가지 힘든 상황을 보내면서 세상의 빛을 받지 못했었다. 

이제 다시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찾으면서 나오게 된, 글이다. 

 

다만 잘 지는 법도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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