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신경전달물질의 하나인 '도파민'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겠다. 우리 뇌는 50여 종의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데, 우리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물질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한마디로 쾌락 호르몬이다. 그러나 중독성이 있는 위험한 호르몬이기도 하다. 열심히 일을 해서 보상이 돌아오면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때 도파민이 분비된다. 업무에 열중하면 상사에게 칭찬을 듣고, 덩달아 실적도 오르고 그 재미에 더 열심히 하게된다. 신이 나서 더 하고 싶다는 의욕이 넘친다. 이런 이유로 도파민을 의욕 호르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문제는 도파민이 끝이 없다는 사실이다. 더 큰 것, 더 많은 것, 더 높은 것을 끝없이 원한다. 채울수록 높아져만 가는 인간의 욕망 역시 도파민 때문이다. 이러한 욕구들이 충족이 안 되면 즉각 불평, 불만이 터져 나온다. 이런 상태를 뇌가 좋아할 리 없다.
브레이크 없는 도파민 사회
한국인의 하루는 더 큰 자극을 쫓고, 욕망을 채우는 일의 반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에는 탈이 날 수밖에 없다. 욕망은 한이 없는데 채울 수는 없으니 불평과 불만이 터질 수밖에 없다. 불만이 쌓이니 화가 나고, 화를 해소할 데가 없으니 애꿎은 사람들에게 칼을 휘둘러댄다. 별것도 아닌 일에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도파민이 과도하게 작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도파민은 뇌에게 쉬지 않고 일하라고 명령한다. 누가 봐도 그만하면 됐지 싶은데 부족하다고 외치며 독촉하기 바쁘다. 이쯤 되면 도파민 중독이라 볼 수 있다. 웬만한 결과물로는 만족을 못하기 때문이다. 끝없는 경쟁의 연속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