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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스트레스와 정신분열증

조현병(調絃病)’이란 용어는 2011년에 정신분열병(정신분열증)이란 병명이 바뀐 것 이다. 정신분열병(정신분열증)이란 병명이 사회적인 이질감과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편견을 없애기 위하여 개명된 것이다. 조현(調絃)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는 뜻으로, 조현병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의 모습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이는 것과 같다는 데서 비롯되었다.

스트레스와 정신장애에 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었다. 특히 우울장애 환자들은 다른 정신장애 환자들이나 정상대조군에 비해서 생활사건의 빈도가 더 높고, 이런 생활사건은 우울의 심한 정도와도 유의한 양성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와 정신분열증 간의 관계에 관한 연구가 최근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 연구에 의하면, 정신분열증과 같은 정신병은, 불안장애 및 우울장애와 같은 신경증보다는 생활스트레스와의 상관성이 적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정신분열증의 유일한 원인이 아니라는 것도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다만 스트레스는 이 병에 이미 소인(선행인자)이 있는 사람들에서 촉발인자로 고려되고 있을 뿐이다.

스트레스가 정신분열증의 촉발인자인지 확실하지 않은 이유로는 정신분열증 환자들에서 스트레스를 조사하는 방법상에 문제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레스와 정신분열증의 발병 및 악화

정신분열증의 발생 및 재발은 흔히 심한 스트레스사건 후에 일어난다. 정상대조군에 비해서 정신분열증 환자들에서 스트레스 생활사건들의 빈도가 유의하게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스트레스가 건강한 사람에서 급성 정신분열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취약성-스트레스 모형은 여러 가지 종류의 스트레스인자가 이미 취약한 사람들에서 증상이 나타나도록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있다. 생물학적인 취약성이 있을 때 어떤 장애의 발생, 경과 및 결과는 주로 사람과 환경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정신사회적 인자들 중에는 스트레스 생활사건, 문화적 환경, 사회계층, 사회적 지지망의 크기, 생활환경의 정서적 질이 정신분열증의 발생 및 경과와 관련된다.

취약성이 높은 사람들에서 스트레스는 기존 인지적감정적 및 사회적 대응의 결함을 확대시킬 수 있다. 그리고 적응성 전략 및 환경적 지지가 없는 경우 이런 결함들이 기존 스트레스인자들과 부정적으로 작용하여 마침내는 임상적인증상으로까지 발전한다.

스트레스는 일차적으로 생화학적(약물남용), 환경적(대학에 입학하여 집을 떠나는 경우, 군 입대, 애인과의 결별), 사회적(가난, 실직)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정신분열증의 원인에 있어서 체질적인 요인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가설이 여러 각도에서 검토되었다.

역학적인 연구들에 의하면 사회적 인자, 즉 누적된 생활사건들이나 사회적 기능의 장애가 이미 취약한 사람들이 정신분열증을 일으키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에서 정신분열증 환자들 중에서 흔히 발견되는 사건의 유형을 보면, 다른 정신장애 환자들 및 대조군에서 발견된 것과는 현저하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정신분열증 환자들 중에서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된 사건들은 애완용 동물의 죽음, 예정된 법정의 출두, 주거지로부터의 퇴거, 가족 간의 불화, 치료자 및 치료환경에서의 변화들이 포함된다.

국내 신촌 세브란스병원 정신과에서 1년간 정신분열증으로 입원한 환자 110명 중 스트레스 인자 유무가 기록되지 않은 환자 25명을 제외한 85명 중 스트레스인자가 있는 경우가 63(74.1%), 없는 경우가 22(25.9%)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학교생활 및 진학에 관련된 스트레스인자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가족스트레스, 직장스트레스, 부부간 갈등, 이성문제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정적 감정의 표현 정도가 높은 가족관계가 정신분열증을 재발시켜 재입원시킬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환자를 비난하고 경멸하는 말들이 정신분열증의 재발을 일으키며 특히 남자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이런 스트레스상황에 민감하기 쉽다.

결론적으로 연구결과들은 스트레스인자가 정신분열증의 발생 및 악화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스트레스반응의 신경생물학적 상관성

정신분열증 환자들에서 스트레스반응의 신경생물학적 상관성을 조사하여 정신생리적 기능과 신경내분비계 기능의 이상을 보고하였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스트레스반응에 관련된 기전들을 더 조사하기 위해서 포도당 대사를 경쟁적으로 억압하여 포도당의 분해를 방지함으로써 세포 내 포도당 결핍을 야기시키는 포도당 유사물질인 2-deoxy-D-glucose(2DG)를 정맥주사로 주입하는 실험실 스트레스모형이 개발되었다. 2DG의 주입으로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과 부신수질계를 비롯한 스트레스와 관련된 중추신경계를 활성화시켜 혈장homovaillic acid(HVA)치를 변화시킴으로써 정신분열증에서 스트레스와 도파민 활동 간의 관계를 조사할 수 있다.

항정신병 약물을 투여한 정신분열증 환자들에서 2DG에 의한 혈장 HVA치의 유의한 증가는 장기간 항정신병 약물의 투여가 스트레스에 의해 유도된 도파민 기능의 증가를 방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해준다.

정상인들에 비해서 정신분열증 환자들에서 혈장의 HVA치의 유의한 증가는 정신분열증 환자들에서 스트레스 중에 도파민 활동이 증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신분열증 환자들과 정상인들 간에 신경내분비계 변수들이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은 정신분열증 환자들에서 스트레스에 의한 변화가 상대적으로 도파민 활동에 특이하게 관련될 수 있음을 시사해 준다.

 

병적인 스트레스반응의 기전

정신분열증의 병태생리와 관련되면서 스트레스 중 활성화되는 신경전달물질들이 정신분열증에서 병적인 스트레스반응을 중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에는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GABA, 펩타이드, 글루타민 등이 있다.

시험적으로 행해진 연구에서 정신분열증 환자들 중 alprazolam 반응자들은 혈장 HVA치가 감소되고 정신분열증 환자들에서 2DG에 의해 유도된 대사성 스트레스에 대한 혈장 HVA치가 유의하게 더 증가되었다는 것은 정신분열증 환자들에서 스트레스에 의한 도파민의 활성화 및 도파민-GABA 간의 상호작용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동물연구에서는 GABA, 도파민 및 스트레스 간의 관계를 밝혀 주는 연구들이 많다. 스트레스에 의한 전전두엽 도파민 활동의 증가는 벤조디아제핀-GABA 수용체 복합체를 통해서 중개되는 약물들에 의해 선택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전전두엽 도파민 뉴런들은 각종 스트레스, 즉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거나 짧은 기간 동안 발에 전기적 충격을 준 경우, 공포감을 일으키는 조건반사들에 의해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흥미롭다.

스트레스 기간 동안 GABA-도파민의 상호작용에 있어서 기능적인 장애가 정신분열증과 관련된다는 가설은 정신분열증의 병태생리에 있어서 도파민과 GABA를 연관시키는 임상실험 및 동물실험에 관한 자료들을 합치시키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한편 자극에 예민한 정신분열증 환자가 여과기전(filtering mechanism)의 결함으로 과다한 정보입력에 취약해진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아동기 정신분열증이나 급성기 정신분열증을 보이는 환자들에서 일상적인 강도의 자극이 흔히 의외로 생생하고 강렬하게 경험된다.

약물치료와 스트레스 반응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데 가장 흔히 사용되는 약물로는 벤조디아제핀계 항불안제가 있다. 벤조디아제핀계 항불안제는 항정신병 약물과 병행 시 상승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에서 벤조디아제핀계 항불안제인 alprazolam diazepam과 위약을 항정신병 약물에 추가하여 치료효과를 비교한 결과 alprazolam으로 치료한 환자들이 첫 몇 주 동안에는 증상의 정도가 가벼운 양상을 보였으나 나중에는 이 세 군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다른 연구에서는 정신분열증 입원환자들에서 alprazolam을 항정신병 약물에 추가한 결과, 증상의 정도는 유의하게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변화는 정신병 및 불안에 관한 평가, Brief Psychiatric Rating Scale(BPRS)에 의해서 평가되었다.

이런 항정신병 효과가 불안 및 우울의 호전 때문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환각 및 망상과 같은 핵심적인 정신병적 증상들도 유의하게 감소되었다.

항정신병 약물인 fluphenazine을 단독으로 투여할 때 정신병적 증상이 더 심해지거나 더 불안을 보이는 환자들이 alprazolam을 병행 사용할 때에는 그런 증상들이 현저하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들에 의하면 alprazolam에 의한 정신분열증 증상들의 호전은 혈장 HVA치의 감소와 관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벤조디아제핀계 항불안제와 항정신병 약물들은 GABA 및 도파민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alprazolam 및 항정신병 약물에 의한 혈장 HVA치의 감소는 정신분열증 환자들에게서 보이는 스트레스 반응, 즉 병태생리에 있어서 GABA 및 도파민에 관한 가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줄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스관리와 정신분열증

가족스트레스를 감소시키기 위한 행동 및 정신교육치료가 정신병의 재발을 감소시키고 정신분열증의 증상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래에서 통원치료 중인 정신분열증 환자들에서 문제해결능력을 높이고 그럼으로써 가정의 긴장을 감소시킬 수 있게끔 고안된 가족치료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사가 이루어졌다. 정신병의 재발 후 스트레스가 있는 부모의 가정으로 다시 돌아온 36명의 정신분열증 환자들을 일부는 가족치료에, 일부는 대조군으로서 개인치료에 무작위로 할당하였다. 그 결과 9개월 후에 개인치료군에 비해서 가족치료군은 정신병의 재발이 적었고, 입원횟수가 더 적었고, 정신분열증적 증상의 정도도 더 적게 나타났으며, 이 기간 동안 항정신병 약물도 덜 투여되었다.

이외에도 최근 퇴원하여 감정표현이 많은 가정에서 거주하는 103명의 정신분열증 및 정신분열정동장애 환자들에서 정신교육적 가족치료, 사회적 기술훈련, 항정신병 약물의 유지치료와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이런 치료법을 사용한 후 나타난 첫 재발률을 알아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가족치료와 약물의 병행 시 19%, 사회적 기술훈련과 약물의 병행 시 20%, 가족치료와 사회적 기술훈련 및 약물치료의 병행 시 0%, 약물 단독치료 시 41%에서 재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감정표현이 많았던 가정에서 그 표현 정도가 감소되었을 때 재발률이 낮았다. 따라서 약물의 유지치료와 가족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행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다.

 

요약

스트레스 생활사건이 정신분열증의 재발을 일으키고 취약한 사람들에서 정신분열증의 발생을 촉진시킬 수 있다. 실험실에서 행해진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들은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비정상적인 스트레스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시사하고, 대사성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들은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스트레스 기간 중 도파민 기능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대사성 스트레스에 대한 혈장 HVA치가 유의하게 더 증가되고 alprazolam 반응자들에서 혈장 HVA치가 감소된다는 것은 정신분열증 환자들에서 스트레스에 의한 도파민의 활성화 및 도파민-GABA 간의 상호작용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시사해 준다.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행동치료 및 약물치료가 정신분열증 환자들에서 재발을 감소시키며 증상의 정도를 완화시킨다.

참고문헌

스트레스와 정신신체의학(Stress & Psychosomatic Medicine), 고경봉 지음, 일조각, 2011

[네이버 지식백과] 조현병 [schizophrenia]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서울대학교병원)

 

2018/06/03 - [[정신건강]] - 직장스트레스 원인과 대응[스트레스와 정신신체의학]

2018/06/03 - [[정신건강]] - 스트레스에 대한 인지행동적 접근[스트레스와 정신신체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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