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를 행복이라고 느낀다
흔히 부모들은 ‘행복한 뇌 = 총명한 뇌’로 생각하기 쉽다. 지능에는 다양한 의미가 포함된다. 지능 측정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남아 있지만, 많은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지능이 높아야 적응에 유리하다는 사실이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행복은 절정감(흥분상태)이나 성취감과는 다른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에서 즉, 일상의 반복을 통해서 얻어진다. 어떻게 보면 뇌가 복잡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바로 행복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신경전달물질로서 표현한다면, 행복은 흥분을 주관하는 도파민 같은 물질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세로토닌에 의해서 조절되고 있는 상태에서 오는 것이다.
뇌는 흥분과 보상을 즐기지만, 그만큼의 안정과 편안함도 추구한다. 이 두 가지의 균형이 행복을 이루는 핵심 요소이다.
환경에 의해서 변화되는 정도는 아이들의 뇌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아이들의 뇌는 환경자극에 따라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뇌로 바뀔 수 있다.
지루함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이들이 행복을 경험하기 위한 필요조건인지도 모른다. 자연은 대체로 지루하다. 아이가 자연과 가까워지면 그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눈이 생긴다. 작은 변화도 민감하게 느끼는 아이가 되는 것이다. 만약 아이가 작은 변화를 느끼는 민감한 뇌를 갖게 되었다면, 그 아이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다. 이는 자연과 가까워진 아이만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작은 변화를 느낄 수 있으려면, 다시 말해 뇌가 감동을 받으려면 주의집중을 위한 신경망과 정서경험을 위한 신경망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이 신경망의 교차점이 뇌의 ‘대상회(cingulate gyrus)’이다.
이 부위(대상회)가 얼마나 잘 기능하는가가 ‘감동의 예민도가 얼마나 좋은가? 변화에 대해 주의집중을 얼마나 잘할 수 있는가?’를 결정한다. 다시 말해 대상회는 바로 우리 아이의 행복 회로를 이루고 있는 뇌 부위 중 하나이다. 행복한 뇌는 총명하고 똑똑한 뇌라기보다는, 변화를 잘 감지하고 감동할 수 있는 뇌이다. 그런 뇌는 자연 속에서 길러지고 성숙된다.
행복의 열쇠인 ‘대상회’에 주목하라
대상이라는 말이 어렵다. ‘싱귤레이트(cingulate)’는 라틴어로 ‘허리띠’를 의미한다. 이 허리띠 모양의 뇌 부위 중 앞부분이 행복의 열쇠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많은 정신적 장애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양날의 칼인 셈이다. 잘 다루고 발달시키면 행복의 열쇠가 되지만, 기능이 나빠지거나 손상을 받으면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대상회가 아이의 행복과 관련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감정의 뇌’와 ‘이성의 뇌’가 대상회에서 교차하기 때문이다.
대상회는 이 어려운 과제를 떠맡고 있는 부위이다. 전두엽을 도와 실행기능(충동성 조절, 판단력, 목적지향성 등을 포함하는 고위인지기능)을 담당하여, 생각의 고위중추 역할을 한다. 이와 동시에 감정 뇌의 일부로서 감정 처리와 형성에 관여한다. 즉 대상회는 이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조절하고 있다. 대상회는 이러한 기능을 ‘조현기능(coordination function)’이라고 한다.
정신분열병에서 보이는 사고장애와 정서장애가 인간 뇌의 조현기능에 결함이 생겨서 발생한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상회의 조현기능이 망가지면 조현병 이외도 여러 가지 정신장애, 즉 우울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불안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조현기능은 인간 정신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조현기능이 잘 발달되면 생각은 감정의 지지를 통해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난다. 감정의 표현은 세련되고 예술적인 형태를 띠게 되며,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품위를 갖추고 타인을 돕는 행동을 할 수 있다.
많은 예술가들이 조울증에 시달리다가 그로 인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것도 조현기능에 문제가 있어서였다.
행복의 중요한 요소에는 반드시 ‘평상심’ 또는 ‘일상에서 느끼는 안정감’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감정과 이성이 극단적이고 아슬아슬하게 불균형한 상태가 아니라, 정확하게 균형을 이룬 중용의 상태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아이들의 뇌를 행복한 뇌로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이성과 감정의 기능을 동시에 주관하는 대상회가 잘 발달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총평>
뇌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분들의 집합체로서, 알면 알수록 신기하지만, 예민하기 때문에 다루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할 신체부위 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대상회라는 생소한 단어지만, 우리 뇌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부분, 조현기능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들이 조현병을 유발한다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대상회가 잘 발달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건 알겠지만,...그게 실천으로 옮겨져야 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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