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뇌는 왕성하게 성장한다.키나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처럼 뇌도 성장하는 것이다. 뇌의 성장을 위해서는 놀라우리만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뇌는 체중의 2퍼센트를 차지하지만, 뇌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우리 몸 전체가 사용하는 에너지 중 무려 20퍼센트를 차지한다.
아침 식사의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저녁 7시에 밥을 먹은 아이가 다음 날 아침 7시에 아침 식사를 한다고 하면, 12시간 동안 포도당 공급에 공백이 생긴다. 게다가 밤에도 꿈을 꾸는 등 밤 동안의 뇌 활동도 상당히 활발하기 때문에, 뇌의 입장에서 보면 12시간 동안 포도당 잔고를 다 써버리는 상황이 된다. 아침 식사는 극도의 허기 상태에 빠진 대뇌에는 사막 한가운데서 만난 오아시스의 물줄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 아침 식사로 먹은 밥이나 빵의 포도당이 오전 동안 수업을 받는 아이의 뇌에서 에너지로 사용되고, 점심으로 먹는 급식은 오후 수업의 활력소가 된다.
그런데 아침 식사를 거르면 오전 중에 에너지가 부족해지는 것은 물론, 급식으로 오후에 사용할 에너지를 섭취해도 오전 중의 부족분을 채우는 데 먼저 사용된다.따라서 하루 종일 에너지 부족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이가 아무리 열심히 수업을 받는다 해도 뇌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아침 식사는 매일의 체내 활동 리듬을 조절하는 데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이뿐만 아니라 아침 식사는 하루 동안의 음식물 섭취량을 적절하게 조절함으로써 저녁 식사 때 과식을 피하게 하여 비만을 예방하며 나아가 대사증후군(내장 비만 증후군)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생체 리듬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흔하게 발견되는 수면장애, 우울증, 불안증, 주의력결핍 등 다양한 정신건강문제는 대게 생체 리듬의 파괴와 연관되어 있다.이런 정신 질환이 치료되고 회복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생체리듬이 정상화되는 과정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생체 리듬이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중요한 방증이다.
음식에 의한 생체 리듬 조절 시스템은 포유류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실제 미국에서 한국으로 여행 또는 사업차 방문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그 결과 11~14시간의 비행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한국에 도착한 뒤에 바로 식사를 한 그룹이, 비행 중 식사를 한 그룹보다 훨씬 더 빨리 시차를 극복하고 생체 리듬도 현지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시간 정도의 공복 후에 한국에 도착하여 먹은 첫 번째 식사가 바로 그 사람의 뇌와 인체에 아침 식사와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이는 매우 유용한 발견이다.
뇌가 활발히 활동하기 위해서는 체온이 적정 수준까지 높아져야 하고, 이 체온 상승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도 아침 식사이기 때문이다.체온은 생체시계와 뇌 기능의 관계를 관찰하는 데 가장 이해하기 쉬운 지표 중 하나이다.
학교 급식에 신선한 재료를 써라
지금까지 아침 식사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아이들은 점심을 학교 급식으로 해결한다. 양질의 학교 급식이 이들의 학습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중요하다.사실 아침 식사를 통해 공급받은 포도당의 유효시간은 4~6시간 남짓이다. 오후로 접어들면 포도앙의 재공급이 반드시 필요하다.
옥스퍼드․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동일한 학업능력을 갖춘 아이들을 대상으로 가공식품 급식을 받는 그룹과 신선식품 급식을 받는 그룹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런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신선식품을 공급받은 아이들이 학습능력분만 아니라, 행동조절능력 면에서도 탁월한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의 뇌 발달과 학습능력 및 건강을 위해 가공식품 대신 신선식품으로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는 제이미의 주장이 증명된 것이다.
그 결과 현재 영국의 대다수 공립학교에서는 제이미가 제안한 급식 모델을 채택하고 소위 정크 푸드를 배제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학교 급식에 이렇게 공을 들이는 것은 아이들에게 건강한 급식을 제공해야 몸과 마음이 튼튼해져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